요즘 카카오톡에서 많이 쓰는 '이모티콘(emoticon)'은 얼굴모양 기호 인데,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로, 마음을 다 전하지는 못해도 재밌게 표현합니다. 그런데, 웃거나 슬프거나 그 모양을, 동양인들은 눈^^에, 서양인들은 입 :)에 포인트를 준다네요. 인생 살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도, 누군가에는 사랑받는 사람인 것을! 그래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내게 못되게 한 그 사람도, 다른 누군가에는 아주 유익한 사람임을!
요즘 세상 뉴스를 들으면서 생각합니다. 이것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누굴 해할 수 있을까? 한 병장이 어떤 일병을 구타할 때, 돈이나 애정, 자존심 등의 이해관계로 죽이거나 죽으려고 할 때, "잠깐! 그 사람에게도, 그를 무지무지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몇 주 전, 부다페스트 집시 슬럼가 "회쉬 거리"의 어린이들을 저희 예배당으로 데려온 적이 있어요. 천방지축인 아이들을 간식으로 겨우 앉혀서, 간단히 말씀 전하고 공예시간을 가졌습니다. 발바닥 모양에다 색칠하는 것인데, 여섯 살 된 멜라닌은 발바닥에 십자가를 많이 그려놓았어요. 그 다음 주, 멜라닌이 보이지 않아서 묻자, 경찰이 멀리 '기탁 부양 가정'으로 보냈다는 것입니다. 저희 부부에게 언제나 달려와 매달리거나, 안기던 그 아이가...
상황을 알기위해 멜라닌 집에 갔더니, 한 칸 방과 문 입구의 부엌엔 바퀴벌레 천지 입니다. 젊은 할머니인 삼십 대 안드레아는 마약에서 겨우 깨어나, 제 핸드폰을 빌려 30분을 전화합니다. 그리고 손녀를 찾을 변호사 비용이 필요하니 돈을 좀 달라고 하네요. 멜라닌의 부모는 감옥에 있습니다. 사춘기에 아이를 낳고, 낳게 되는... 이 환경의 굴레!
경찰이 멜라닌과 두 동생(사실, 한 명은 삼촌 뻘임)을 발견한 것은, 8구역이었다고 합니다. '10구역에서 그 멀리 왜 갔을까? 어쩌면, 우리 예배당을 찾아 오려다가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저희 밴으로 태워 오갈 때,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소리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멜라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주여...!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 사랑받는 사람 되게 하옵소서!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 있을까요? 없습니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지요.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날 사랑하심~" (엔겜 세레트 예주숌. 비블리암볼 욜 뚜돔, 민드 외비 어 키쉬 제르멕, 에뢰트 아드 어 죤기넥~)
"멜라닌! 너가 발바닥에 여러 개 그렸던 십자가, '나를 사랑해서 대신 죽으셨던 예수님'을 기억해!"
10년 전 인턴선교사로 와 일년간 저희와 함께 사역하면서 훈련받았던 민경이가, 최근 다녀갔어요. 남편과 함께! 감개무량 했습니다. 얼마간 함께 섬긴 뒤 돌아갔는데, 카카오톡을 보내왔습니다. 딸 기쁨이랑 함께 절하는 이모티콘 이예요. 얼마나 귀엽고, 우습고, 재미있던지...!
이모티콘은 이렇게 호불호(好不好, likes and dislikes)를 나타낼 수 있지요. 하지만 사람은, 참 이상한 사람도 다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떠올리겠습니다. 멜라닌이 발바닥 모양에 그린 십자가를...
즉,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도, 누군가에는 사랑받는 사람인 것을!"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흥부선교사네, 김흥근&서명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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