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옥도 교회는 어찌보면 준비되지 못한 모습위에 세워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예배당 부지가 없어서 고민하며 집사님 살던 30년 된 슬라브 옥상위에 세울 생각까지 했지만 그것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경로당 부지에 18평 정도가 남아서 그곳에 세우기로 했습니다. 10년 가까이 기초공사가 되어있던 곳에 아무 생각없이 조립식 건물을 세웠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니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토요일에 밤에 찾아온 돌풍은 아내와 나를 한 잠도 못자게 했습니다. 토요일 저녁 밤 11시부터 바람이 심상찮게 불어왔습니다. 12시가 지나자 바람은 그 위세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바닷물 수위가 만조때가 다 되어가 급기야 눌옥도 작은 방파제는 바닷물로 덮쳤고 바람은 그 위로 하얀 물보라를 일으켰습니다. 세멘트 바닥위에 그냥 세워 논 조립식 건물은 샐세 없이 불어닥치는 견딜 수 없다는 듯이 소리를 지르고 예배당 앞 유리창은 금방이라도 교회 안으로 터져 들어 올 것만 같이 온 힘을 다해 두 팔로 바치고 있기를 2시간, 아내는 주방으로 피난을 가 보지만 그곳도 절대 안전한 곳은 아니였습니다. 예배당 문을 열고 경로당으로 피난을 가고 싶지만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날라갈 것 같아 무서움에 나오지 못하고 2시 30분이 되어 조금 바람이 돌자 경로당으로 피난을 갔습니다. 그곳에서 4시까지 바람이 자자들기를 기다렸습니다. 정말인지 그 시간들은 목숨의 위협을 느낄 만큼 무서움이였습니다. 경로당 기초 공사위에 H빔이라도 세우고 기초공사를 새로 했다면 이렇게까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10여년 전 내병도 교회는 조립식 건물 전체가 태풍에 날라가 버렸다는 이야기는 왜 이럴 때 생각이 나는 것입니까? 보통 돌풍은 한 시간이내에 끝나는데 그 밤에 돌풍은 태풍을 돌려 세울 만큼 대단했습니다. 아침에 조도중앙교회 사모님이 전화를 했습니다. 배는 괜찮느냐고... 그 사모님 사택도 조립식이여서 예배당으로 피난갔다는 것입니다. 또한 섬등포에 세워 놓은 농협 고속훼리호가 줄이 터져 돌아가 버려 출항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태풍 때도 견딘 것들이 돌풍에 속수무책으로 넘어져 버렸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인 기초가 생각이 납니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그 넘어짐이 심할 것이라고... 남의 터 위에 집을 세움이 얼마나 위험한가, 또한 기초를 튼튼하게 하지 않고 건물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가를 생각하게 해 준 사건이였습니다. 기초, 기초 기초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